반응형 어원자료16 기(氣)_따지는 것과 느끼는 것 세상이 각박해진 탓인가? 된소리로 변해 가는 말이 점점 더 많아진다. 중세 때는 꽃도 '곶'이었고, 코도 '고'였다. 방송에서 아나운서들은 '인권, 사건'이라고 말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거의 다 [인껀, 사껀]이라고 된소리로 발음한다. '사껀이 터졌다'라고 해야 터진 것 같지 '사건'이라고 하면 불발탄 같은 느낌이 든다는 실감파도 있다. 남들이 다 그렇게 쓰면 자기도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 아마 아나운서들도 방송에서는 사건이라고 하고 사석에서 친구와 이야기할 때는 사껀이라고 말할는지도 모른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끼'라는 말도 과를 꽈로 발음하는 젊은이들의 기류에서 생겨난 말이다. 기는 에로티시즘의 끼만이 아니라 '분위기'와 '기분'을 찾는 젊은 세대의 행동 양식이기도 하다. 기(氣)라는 말을 한자.. 2023. 11. 1. 사자(獅子) _ 삶의 지평을 바라보다 짐승의 이름에 스승 사(師) 자가 붙은 것은 사자(獅子)밖에 없을 것이다. 사(獅)는 짐승을 뜻하는 개사슴 록 변에 스승 사(師) 자를 붙여놓은 글자이다. 그리고 자(子)는 공자(孔子), 맹자(孟子)라고 할 때의 그 자(子)와 같은 것으로 역시 스승에게 붙이는 존칭이다. 봉황이니 하는 상상적 동물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후한 대접을 받고 있는 짐승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자를 스승처럼 받들고 있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할 사람도 없지 않을 것 같다. 스승은 오로지 덕과 지혜로 다스리는 것인데 사자의 그 지배력은 폭력적인 힘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비록 스승이 매를 드는 일은 있으나 그것은 사자의 발톱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자후(獅子吼)라는 말이 악마를 물리치는 부.. 2023. 10. 30. 삭이고 푸는 문화 사람들 마음속에 화가 한가득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사건 사고에 잠시도 편한 날이 없다 보니 마음에 여유가 없다. 그때그때 풀지 못한 화가 쌓여 사소한 일에도 느닷없이 성을 내거나 억지로 참다 마음의 병을 얻기도 한다. “화를 삭히기 위해 혼술을 하다 건강이 나빠졌다”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속으로 삭히다 화병이 났다” 는 등의 사연을 종종 접한다. 한데 여기서 ‘삭히다’는 바르지 못한 표현이다. “화를 삭이기 위해” “속으로 삭이다” 로 바꿔야 한다. 이런 혼란이 생기는 것은 ‘삭히다’와 ‘삭이다’ 모두 ‘삭다’의 사동사이기 때문이다. ‘삭히다’는 김치나 젓갈 따위의 음식물을 발효시켜 맛이 들게 하다란 뜻의 사동사다. ‘밥을 삭혀 끓인 감주’, ‘김치를 삭히다’, ‘가자미를 삭혀서 만든 가자미식해.. 2023. 10. 30. 기저귀 어휘자료 ‘기저귀'란 ‘어린 아이의 똥오줌을 받아 내기 위하여 다리 사이에 채우는 천'을 말한다. 그러나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 나와 말하는 어느 젊은 연예인의 말을 듣고 ‘기저귀'의 뜻이 바뀌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연예인은 부모가 가출하여 고아 아닌 고아가 된 손자들을 혼자 키우시는 할머니 댁을 방문하고 나서 ‘기저귀는 보이지 않고 헝겊으로 만든 천들만 빨래 줄에 많이 널려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종이로 만든 1회용 기저귀만을 ‘기저귀'로 알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기저귀'의 어원을 알면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기저귀'는 언뜻 보아 더 이상 분석될 수 없는 단어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기저귀'는 ‘깆 + -어귀'로 분석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깆'은 올림말로.. 2023. 10. 27.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