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_흉내내고 모방하고 연기함
숱한 화제를 남긴 2018 러시아월드컵이 프랑스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열 번째 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은 조별 리그에 분전했지만, 1승 2패로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 그나마 독일전 승리가 한국 축구에 작은 희망을 남겼다고나 할까? 암튼 온 국민에게 감동을 준 독일전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 보자.
당시 피파(FIFA)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defending champion : 전 대회 우승 팀) 독일과 0 대 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19분. 손흥민 선수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두 명의 독일 수비수 사이로 파고들며 재빨리 돌파를 시도하다가 상대 선수의 수비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즉시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오! 드디어 페널티킥을 얻어 내는구나.' 하고 생각한 그때, 주심은 뜻밖의 판정을 내렸다. 손흥민 선수가 ‘시뮬레이션(simulation) 파울'이라는 이유로 (독일 선수가 아닌) 손흥민 선수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든 것. 페널티킥을 줄 만한 파울이 아니었으면 그냥 경기를 속개하면 되지, 왜 운동장에 넘어진 선수에게 경고를 줄까? 이건 무슨 상황일까?
이번엔 2018년 6월 22일에 열린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코스타리카의 월드컵 E조 경기를 떠올려 보자. 브라질이 좀처럼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열지 못한 후반 32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를 등지고 공격을 전개하던 브라질의 네이마르(Neymar) 선수가 수비수와 접촉하며 넘어졌고, 이번에도 주심은 한치의 주저함 없이 휘슬을 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손흥민 선수와 매우 흡사한 상황에서 다른 판정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얼마 후 판정이 뒤집혔다. 코스타리카 측이 거세게 항의하자,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 판정을 취소했다. 주심은 VAR을 통해 네이마르 선수가 넘어진 것을 (파울을 당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헐리우드 액션 즉, 시뮬레이션으로 판단했다.
시뮬레이션은 원래(현실과 흡사하게 진행되는) 모의실험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말에는 ‘흉내 내기'라는 다른 뜻도 함의되어 있다. 이에 따라 축구에서는 ‘실제로 파울이 아닌데 선수들이 의도적으로 속이는 동작을 취함으로써 주심의 반칙 판정을 유도해 페널티킥이나 프리킥을 얻어 내는 거짓 행동'을 ‘시뮬레이션'이라고 일컫는다. 이 거짓 행동은 마치 영화배우처럼 선수가 연기를 한다고 하여 ‘할리우드 액션'이라 불리기도 한다.
심판이 선수의 거짓 연기에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만큼) 점점 많아지자, FIFA는 2002 한일월드컵 때부터 시뮬레이션을 중대한 반칙으로 규정하고 해당 선수에게 경고나 퇴장을 주기 시작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손흥민 선수가 받은 옐로카드의 의미가 바로 이것이었다.
한편 주심이라고 해도 매 상황 시뮬레이션을 정확히 판별할 수는 없다. 그래서 상대편에게 진짜 파울을 당해서 넘어질 수밖에 없었던 선수에게 시뮬레이션 파울이라는 판정은 억울하지 짝이 없다. 이런 이유로 시뮬레이션 파울은 종종 분쟁의 소지를 남긴다. 똑같은 상황에서 네이마르 선수에게는 페널티킥을 선언하고, 손흥민 선수에게는 페널티킥은커녕 오히려 옐로카드를 준 일이 단적인 사례다.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된 VAR로 네이마르 선수의 시뮬레이션을 뒤늦게 확인하고 판정을 바로잡은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다.
가짜 :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보석, 가짜 휘발유, 가짜 명품, 가짜 의사, 가짜 서류 등 진짜를 모방하는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들의 진위를 대체로 쉽게 가려낼수 있다. 보석이나 명품은 보증서나 전문 감정사를 통해 진품임을 확인할 수 있고, 의사는 면허 여부로 진짜 의사를 찾을수 있다. 결국 진짜와 가짜는 구별되게 마련이다!
문제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없을 때 생긴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ard)는
“21세기는 ‘진짜 같은 가짜의 세계'이면서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의 세계'인 시뮬라시응('시뮬레이션'의 프랑스어 발음)의 세계”
라고 말한 바 있다. 가찌가 진짜를 압도하는 상황, 즉 가짜가 너무나 진짜 같아서 가짜임을 의심조차 못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가상화폐는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진짜 화폐의 기능을 흉내 낸 것에 지나지 않는) 온라인상의 ‘가짜 화폐'이지만 투자 가치로서 진짜 화폐보다 더 큰 위력을 자랑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사람이(어쩌면 쓸모없을지도 모르는) 가짜 화폐를 의심의 여지없이 가치 있다고 여긴다.
영화나 광고에 등장하는 배우나 모델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는 평범한 생활인에 지나지 않는 사람도 대중매체를 통해 그럴듯한 가짜 이미지로 포장되면 훌륭하고 빛나는 캐릭터를 소유하게 된다. 그래서 대중은 실재하는 ‘진짜 인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Downey jr)보다 영화속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아이언맨'에 훨씬더 열광한다.
축구 선수들이 거짓 동작으로 심판을 속여 페널티킥이나 프리킥을 얻어 내 승패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보드리야르가 말한 시뮬라시옹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 FIFA가 시뮬레이션을 강력한 파울로 규정한 것은, 축구 경기장에서나마 가짜가 진짜를 압도하는 현실을 막아보려는 자구책이었다. 그런데 거짓 행동이 파울로 규정되자,선수들은 자신의 시뮬레이션이 들통날까봐 진짜처럼 보이도록 과한 연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이 멕시코에 1 대 0으로 앞선 후반 26분, 네이미르 선수가 또 파울을 당해 쓰러졌다. 이때 멕시코의 미겔 라윤(Miguel Layun) 선수에게 오른쪽 발목을 밟힌 그는 소리를 지르며 세차게 뒹굴었다. 라윤 선수는 손을 저으면서 억울함을 토로 했고, 주심도 비디오 판독 심판의 말을 듣고서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 했다. 그러자 고통스러워하던 네이마르 선수가 아무 일 없다는 듯 벌떡 일어나서 즉시 자기 진영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본 영국 BBC해설 위원은
“네이마르가 마치 악어에 물린 것처럼 행동했다. 팔다리를 잃은 것처럼 고통스러워했다.”
라며 비꼬았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도
“네이마르가 또 한 번의 ‘오스카급' 명연기를 펼쳤다”
며 그의 과도한 할리우드 액션에 일침을 가했다. 더 진짜처럼 보이려는 과한 행동, 즉 시뮬레이션은 스포츠 현장에서 거센 비난을 받는다. 스포츠의 기본 정신인 페어플레이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다. 2018 월드컵에서는 유독 뛰어난 기량을 가진 슈퍼스타들이 과도한 엄살과 거짓 연기를 자행하여 축구팬들의 눈총을 받았다.
가짜 뉴스_우리 사회에 창궐한 시뮬레이션의 폐해
축구에서는 심판과 팬들의 냉철한 눈이 시뮬레이션을 판독하지만, 우리 사회의 만연한 시뮬레이션인 ‘가짜 뉴스(fake news)'는 감시자 없이 대단한 기세로 창궐하고 있어 큰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현상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수준을 넘어 거짓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꾸미거나,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일을 진짜처럼 널리 유포하는 뉴스가 바로 가짜 뉴스다. 물론 가짜 뉴스에 대한 정의를 각계 각층이 머리를 맞대고 규정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사실 가짜 뉴스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역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백제의 서동이 신라의 선화공주를 얻기 위해 거짓 정보를 담은 노래를 만들어 퍼뜨린 것도 가짜 뉴스의 일종이었다. 또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일제가 악화된 여론을 무마할 목적으로 ‘조선인들이 폭동을 조장한다'는 헛소문을 퍼뜨려 우리 민족이 무참히 학살 되는 비극이 일어난 것도 가짜 뉴스 때문이었다.
혹자는 이처럼 역사속에서 끊임없이 생산된 가짜뉴스가 새삼스럽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가짜 뉴스가 퍼지는 현상을 보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위험성이 감지된다.
최근 가짜 뉴스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터넷 미디어의 발달이 가짜 뉴스의 확산을 부추긴다. 가짜 뉴스는 예전처럼 노래나 입소문으로 퍼지지 않는다. 종래의 신문이나 방송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유통과 확산이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다.
둘째, 과거에는 가짜 뉴스의 생산자가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누구나 손쉽게 가짜 뉴스를 생산한다. 특히 SNS가 확산 되면서 언론사가 아닌 개인이 가짜를 진짜 뉴스처럼 퍼뜨려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셋째, 가짜 뉴스가 천박한 자본주의와 결탁되었다. 가짜 뉴스가 점점 더 자극적인 콘텐츠로 무장하는 이유는이른바 돈이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잘 만들어진 ‘짤'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기만 하면 인터넷상에서 많은 조회수를 얻을수 있으며, 그것이 광고와 직결되어 수익을 창출해 낸다.
넷째, 가짜 뉴스가 심리적 보상 행위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인터넷 공간에서 자신의 생각과 유사한 논리를 담은 가짜 뉴스를 선택적으로 소비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고 보고 싶은 내용만 접하는데, 이는 결국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
팩트 체커
보드리야르는 가짜가 너무 진짜 같아서 가짜임을 의심조차 못 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 등장한 ‘딥페이크 (deepfake)' 기술은 그 상황을 충분히 방증하고도 남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딥페이크영상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딥페이크는 영상을 실시간 변조하는 기술로, 상대방의 얼굴을 캡처해 다른 사람의 얼굴과 합성할 수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기술(deep learning)까지 활용한다고 한다.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하면 유명 정치인의 기자회견 생중계 영상을 실시간으로 위조할 수 있다. 지금 내 눈앞에서 말하는사람이 허상이라고 생각해 보자. ‘눈 뜨고 코 베일 세상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닌가!'라는 탄식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소름 돋을 정도로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 맞서기 위해서는 너나없이 (마치 월드컵에서 선수의 시뮬레이션을 잡아낸 비디오 판독기처럼) 지금 저 뉴스가 과연 진짜인지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사실 여부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사람, 즉 ‘팩트 체커(fact checks)'가 되어야 한다. 최근 팩트 체커들이 연합을 이룰 정도로, 각성과 위험성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도 팩트 체커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8년 초 구글은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Google News Initiative)'를 발표하며, 이를 통해 유력 언론사들과 손잡고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부정확한 콘텐츠가노출될 가능성을 낮춰 가짜뉴스를 퇴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이스북도 2017년 초에 가짜 뉴스의 심각성을 깨닫고 언론사와 긴밀하게 협업하겠다는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Facebook Joumalism Project)'를 출범시키는 등 여러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행위 자체를 죄악시 하고 이를 엄단해야 한다. 아무리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라고 해도, 경기장에서 엄살을 부리는 등 시뮬레이션을 일삼으면 결국 축구팬들이 철저히 외면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듯 말이다.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
십여 년 전부터 시작했던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 해석 시뮬레이션과 최근 디지털 트윈까지의 철학적 근거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시뮬라시옹(Simulation)’을 읽은 적이 있다. 철학적 내용은 엔지니어링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욕구와 가치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영화 ‘매트릭스’의 처음 한 장면에 장 보드리야르의 저서인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이 나오며 매트릭스가 이 책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을 암시했지만, 막상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영화 ‘매트릭스’가 자신의 사상과 관련이 없고 자신의 사상을 잘못 이해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매트릭스’ 1편에서 주인공인 토머스 앤더슨은 낮에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밤에는 해커 ‘네오’로 이중생활을 한다. 네오가 초이에게 불법 소프트웨어를 건네 줄 때, 두꺼운 표지의 녹색 책이 장 보드리야르의 유명한 저서이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혹시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가 실재의 세상이 아닌 시뮬레이션된 세상이 아닐까 상상해본 적이 있다. 최근에 어떤 천문학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 우주의 시공간도 실체가 아닌 시뮬레이션의 이미지일지도 모른다고 대담한 주장을 하고 있다.
대중들에게 실재는 중요하지 않다. 시뮬라크르의 이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시뮬라크르(simulacre)는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처럼, 때로는 존재하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인식되는 것들을 말한다.
이제 사람들은 실체인 바나나보다는 바나나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가짜 바나나 우유인 시뮬라크르에 열광한다. 사람들은 이제 실체보다 이미지에 더 반응한다. 일반 만년필의 시장은 정지되어 있지만 펜촉에 ‘어린 왕자’의 이미지를 새기면 엄청나게 비싸게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실제 상황에서 몽블랑 만년필과 어린 왕자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그러나 어린 왕자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만년필 속의 어린 왕자를 보고 시뮬라크르에 열광한다. 이 만년필을 소유하면 저자인 생텍쥐페리(Saint-Exupery)와 보다 연결된 느낌을 가진다. 이제는 그가 만든 어린 왕자의 이미지는 생텍쥐페리보다 더 강해져 있다. 그리고 그 이미지를 우리는 소비하고 있다.
과거 대부분의 인간 역사는 이러한 가짜로, 또 스토리텔링으로 각색되어 왔다. 현실보다는 가상의 실체가 더 환상적이고 만족감을 더 줄 수 있다. 사람들이 소설이라는 것을 만들고 영화라는 것을 만들면서 더욱 가상현실인 시뮬라시옹을 구체화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욕망은 컴퓨터와 디지털 영상편집의 발전으로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수십년 전에는 단지 엔지니어링의 해석 결과를 시각화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까지 오고 있다.
디지털 트윈의 세상은 엔지니어들이 가장 꿈꾸는 세상일지도 모른다. 과거에 엔지니어들은 복잡한 수학적 이론과 수식을 사용해서 수학적 모델을 만들고, 비싸고 저성능의 대형 컴퓨터에 며칠동안 돌려서 제한적인 CAE 해석 결과를 만들었다. 그러나 점점 CAE 분야는 다양한 분야의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트윈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발전 중인 인공지능 기술까지 접목된다면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지평을 갈 수 있다. CAE 해석 분야에서 시뮬레이션의 가치는 계산에서 시각화 그리고 미래 예측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CAE 엔지니어는 이제는 계산 방법이나 공학적 지식에서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의 종합적 사고 방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대 세계에서는 시뮬라크르 중독 현상의 부작용이 찾아올 수도 있다. 지난 수만 년동안 인간은 실재(physical) 세계에 살고 있었다. 이제는 너무 많은 다중 세계에서 살아가야 하며 혼란스러운 지배 세계가 존재할 수 있다. 실재 세계(physical world), 가상 세계(virtual world), 인조계(artificial world), 모의 세계(simulation world), 디지털 트윈 세계(digital twin world) 등 다중 세계 속에서 어떤 세계는 어떤 사람들에게 더 강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에 보여지는 사회문제에서도 대중들이 실재와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가짜 이미지인 시뮬라크르에 집착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가짜 이미지가 실재를 지배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인공 조미료에 익숙하고, 우리가 원하는 가상 스토리 텔링에 감동하고, 인공지능에 열광하고, 복제된 시뮬레이션 일상에 살고 있다.
만약 디지털 트윈들이 자신의 디지털 세계에서 디지털 지능을 가지고 서로 소통을 하는 날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본다. 또한 모사된 세계인 시뮬라시옹이 다시 모사를 하는 실재보다 더 실재같은 하이퍼 리얼리티(극실재)의 시대가 일상이 되는 세계가 오고 있다. 그런 세상은 현재의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스마트 공장이 단지 작은 사건에 지나지 않게 할 것이다.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작해서 팬데믹으로 끝나고 있다. 내년에도 우리의 생존 전략은 불확실하지만, 새롭게 연결된 시뮬레시옹의 세계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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