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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시가문학

고전시가 0017_촉규화(蜀葵花)_최치원

by 안녹산2023 2023.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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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규화

 

 

1. 핵심 정리

갈래 : 한시, 5언 율시
성격 : 애상적, 체념적
제재 : 촉규화(접시꽃)
주제 :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한탄
특징 : ① 자신의 처지와 상황을 자연물을 통해 비유적으로 드러냄.
          ② 선경후정의 대칭구조를 보임.
연대 : 통일 신라말(9세기)
출전 : <동믄선> 권4 <삼한사귀감>

 

 

2. 시어 풀이

梅雨(매우) : 매실이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해마다 초여름인 6월 상순부터 7월 상순
에 걸쳐 계속되는 장마를 이르는 말.

麥風(맥풍) : 보리 위를 스치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초여름의 훈훈한 바람.

 

 

3. 시구 풀이

① 거친 밭 언덕 쓸쓸한 곳에 : 촉규화가 피어 있는 장소를 적막한 황무지 한모퉁이로 제시하고 있다.

 

② 탐스러운 꽃송이 가지 눌렀네 : 완숙한 학문적 경지를‘(흐드러지게 핀) 꽃'에 비유함으로써 화자의 자부심을드러내고 있다.

 

③ 매화 비 그쳐 ~ 그림자 흔들리네 : 학자가 이룬 학문적 경지에 자부심을 배경 묘사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④ 수레 탄 사람 누가보아 주리 : 고귀한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⑤ 벌 나비만 부질없이 찾아드네 : 하찮은사람들만 기웃거리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⑥ 천한 땅에 ~ 참고 견디네 : 먼 이국땅에서 변방 소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있다.

 

 

4. 작가 소개

최치원(崔致遠,857~?) : 통일 신라 말기의 학자. 문장가. 자는 고운(孤雲). 12세에 당나라에 유학하여 빈공과에 급제하였다. 황소(黃巢)의 난이 일어나자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지어 이름을 높였다. 후에 신라에 돌아왔으나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가야산에 은거한 후 종적을 감추었다. 저서에는 <계원필경>, <사륙집> 등이 있으며, 주요 작품에는 <제가야산독서당>, <추야우중> 등이 있다.

 

 

촉규화 : 이해와 감상

 

 

5. 시어의 비유적 의미

‘촉규화(접시꽃)'는 학자 자신을 비유한 소재이다. 그리고 학자는 자신의 완숙한 학문적 경지를 ‘탐스러운 꽃송이', ‘향기'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 접시꽃은 눈여겨보는 이 없이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척박한 땅에 쓸쓸히 피어 있다. ‘수레 탄 사람'은 임금을 비롯한 고관대작, ‘벌 나비'는 하찮은 사람으로 볼 수 있다.

 

 

 

 

 

6. 화자의 현실 인식 태도와 정서

이 작품의 화자는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스스로 천한 땅에 태어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시대에 대한 한스러움을 노래하고 있다. 이는 주어진 운명에 대결하지 않고 순응함으로써 슬픔을 승화하려는 체념적 태도로 이어진다.


이러한 ‘한(恨)'의 정서는 한국 문학의 특질 중 ‘우아미(優雅美)' 혹은 ‘비장미(悲壯美)'에 해당하며 향가, 고려가요, 민요, 현대시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계승되어 오고 있다.

 

 

 

7. 촉규화의 창작 배경

최치원은 어려서부터 신동이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지녔던 만큼 이상과 포부도 남달리 컸다. 그러나 그가 태어난 신라는 골품제도라는 엄격한 신분제도가 있어 성골이나 진골이 아닌 육두품 출신의 최치원에게는 꿈을 펼칠 만한 곳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큰 포부를 갖고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당나라에서도 그는 변방 소국 출신의 이방인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레 탄(높은 지위의) 사람들은 접시꽃(최치원)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부질없는 벌,나비 떼만이 돌아보는 이국에서의 처지와 절망감을 이 작품에 담은 것이다.

 

 

8. 영물시(詠物詩)

영물시란 한시의 한 종류로서 자연계 또는 구체적인 사물을 대상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묘사한 시로, <촉규화>도 이에 속한다. 좋은 영물시란 단순히 사물에 대한 묘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지니고 있는 생태나 형상, 특징 등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여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수준에 이른 것을 의미힌다. 

 

 

 

9. 함께 읽으면 좋은 작품

<추야우중>, 최치원 /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한탄한 작품 : 5언 절구의 한시로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한탄을 주제로 하고 있다. 시간적 배경이 비 내리는 가을 밤이라는 점은 다르지만 백아와 종자기의 고사를 인용하여 ‘세상 어디에도 (나를) 알이주는 이 없네.'라고 표현한 내용은 <촉규화>와 유사하다. 능력이 뛰어나지만 현실적 한계에 가로막혀 그것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지식인의 고뇌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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