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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시가문학

고전시가 0018_추야우중(秋夜雨中)_최치원

by 안녹산2023 202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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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우중_최치원

 

 

 

1. 핵심정리

갈래 : 한시, 5언 절구
성격 : 서정적, 애상적
제재 : 비 내리는 가을밤
주제 :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하는 지식인의 고뇌 / 고국에 대한 그리움
특징 : ① 자연물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부각함.
          ② 제목에서 가을과 밤, 비의 조합으르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성함.
연대 : 통일 신라말(9세기)
출전 : <동문선> 권19

 

 

 

2. 시어 풀이

秋風(추풍) : 가을바람.
苦吟(고음) : 괴로이 시를 읊조림.
少(소) : 적다, 드물다. 여기서는 ‘없다'의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음.
知音(지음) : 마음이 서로 통히는 친한 벗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거문고의 명인 백아가 자기의 소리를 잘 이해해 준 벗 종자기가 죽자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아는 자가 없다고 하여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데서 유래한 말.

三更(삼경) : 밤 11시부터 새벽 1시 사이의 시간.
萬里心(만리심) : 여기서 ‘만리(萬里)'는 심리적 거리감으로 ‘만리심(萬里心)'은 멀리 떨어져 있는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 또는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어 있는 마음을 의미함.

 

 

3. 시구풀이

① 가을바람에 이렇게 힘들여 읊고 있건만 : 가을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를 읊고 있는 화자의 처지가 제시 되었으며, 이 작품의 창작동기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세상어디에도 알아주는이 없네 : 1구에서 제시된 외로움의 이유를 밝히고 있는 부분으로 자신을 알아주지않는 세상에 대한 한탄이 드러난다.
창밖엔 깊은 밤 비 내리는데 : 늦은 밤에 비까지 내리자 화자의 고독과 고뇌가 심화된다.
등불 앞에선 만 리 밖으로 마음 향하네 : 세상 또는고국에 대한 거리감을 드러내고 있다.

 

 

 

4. 3구와 4구에 나타난 표현상 특징

3구와 4구에서는 한자어의 위치와 내용이 완벽한 대구를 이루면서 작품의 형식미를 완성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던 최치원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窓 外 三 更 雨
창 외 삼 경 우

↕   ↕   ↕   ↕   ↕
燈 前 萬 里 心
등 전 만 리 심

 

 

 

추야우중_이해와 감상

 

 

5. 시상의 전개 과정

화가는 시를 짓는 것도 괴롭지만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기에 등불 아래에서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마음은 만 리 밖을 떠돌고 있다고 읊고 있다. ‘가을바람', ‘밤', ‘비', ‘등불'을 통해 화자의 암울한 처지와 현실을 암시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을 ‘만리심(萬里心)'으로 표현했다.

 

 

추야우중_시상전개

 

 

6. 소재의 의미

 

추야우중_소재의 의미

 

 

이 작품에서는 ‘가을바람'과 ‘등불', ‘밤', ‘비' 등 화자의 외로움과 고뇌를 심화하는 다양한 소재가 배경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비'는 화자의 고독을 심화하는 소재일 뿐만 아니라, 화자가 창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소재라는 점에서 화자가 세상으로 나가는 길이 차단되어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7. 최치원의 생애와 작품 세계

최치원은 당나라에 유학하여 빈공과에 급제하고 뛰어난 문장가로 이름을 떨친 신라의 지식인이다. 하지만 당나라에서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재능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소외와 고독감을 피할 수 없었다. 이때의  심정을 잘 표현한 작품이 <촉규화>와 <추야우중>이다. 이후 최치원은 신라로 귀국한 후 기울어 가는 신라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문집인 <계원필경>을 임금에게 올리고, 내정 개혁을 촉구하는 글을 짓기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육두품이라는 신분적 한계와 당시의 혼란한 정치적 상황에 부딪혀, 많은 비난과 냉대를 받을 뿐 자신의 뜻을 실현시킬 수 없어 좌절한다. 결국 최치원은 세상을 버리고 가야산에서 은둔하며 살게 되
는데 이때 <제가야산독서당>이라는 작품을 지었다. 그 후 어느 날 그는 아침 일찍 숲속에 신을 벗어 놓은 채 가야산으로 들어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최치원의 <우정야우郵亭夜雨)>
비 오는 가을밤의 쓸쓸함을 그려 낸 최치원의 또 다른 작품으로, 비 내리는 가을밤 등불 아래에서 시름하고 있는 모습은 <추야우중>과 유사하나 외로움을 선승(禪僧)의 고행처럼 여기며 쓸쓸한 분위기를 초극하는 의지를 보인다는 점은 차이가 있다.


旅館窮秋雨(여괸궁추우) 여관에 깊은 가을비 내리고
寒窓靜夜燈(한창정야등) 차가운 창에는 고요한 밤 등불 비치네
自憐愁裏坐(자련수리좌) 가엾게도 시름 속에 앉아 있노라니
眞箇定中僧(진개정중승) 이야말로 진정 참선에 든 중이로구나.

 

 

 

8. 함께 읽으면 좋은 작품

<울음이 타는 가을 강>, 박재삼 / 가을날 느끼는 한과 고독이 드러난 작품 : 해 질 녘 가을 강을 바라보며 삶의 유한함에서 느끼는 애상감을 노래한 작품이다. 가을의 정취를 보며 자신의 고독함을 깨닫고 한을 느끼는 시상의 흐름이 <추야우중>과 유사하다. 1연에서는 제삿날 등성이에서 느끼는 서러움, 2연에서는 해 질 녘 가을 강을 보며 느끼는 슬픔, 3연에서는 삶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과 한(恨)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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